2017년 1월 17일 화요일

바다의 시

2001년, 여름인지 겨울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마 밤이 긴 때가 아니었나 싶다. 그럼 아마도 겨울이겠지. 넘치는 감성 탓일까. 시를 적는게 취미였다. 그리고 그 시를 모두 옮겨 HTML 페이지로 꾸미고, 동아리서버에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20년이 다 되어가는 글들을 보며, 다시금 추억에 잠겨본다. 그리고 낭만이라는게 얼마나 사치스러운 감정인지 새삼 깨닫는다. 나는 지금도 충분히 낭만적이라고 생각하는데 98년의 나는 지금의 모습을 어떻게 보아줄런지.

예전같으면 조금 더 호기를 부려 메모장에 알 수 없는 글들을 끄적여보겠지만, 지금은 AM 1:30... 자야된다. 이미 늦었다. 네가 낭만을 다시 떠올리기에는.

2016년 8월 31일 수요일

내 삶의 모든 것이 느려진다

사람은 나이를 먹어갈 수록 시간이 더 빨리 흐른다고 느낀다고들 한다. 그러한 느낌은 나 역시 그러한데, 이는 거꾸로 내 삶의 모든 것이 점점 더디게 진행되기에 그렇게 느끼는 것 같다.

언제부터인가 프로젝트가 하나씩 끝날 때마다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있곤 한다. 그리고 원래의 내 모습을 되찾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본래 추구하고자 했던 많은 것들의 기억을 되살리는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프로젝트에서 내가 취해야 했던 많은 선택들은 (결국 그것들 또한 나의 일부임에도) 내가 내가 아닌 것만 같은 느낌을 들게 한다. 그리고 그런 선택들이 쌓여갈 수록 프로젝트의 막바지에는 나도 모르게 자신을 어딘가로 밀어부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다.

건강한 신체에는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고 한다. '건강한' 이란 정의에는 여러가지 이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집중력이라는 것만 놓고보면 건강한 신체는 확실히 도움이 된다. 내가 내 모습을 잃어버리곤 하는 가장 큰 원인은 피폐해져버린 신체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급박한 프로젝트 내에서 생존의 방어기제가 자동으로 작동하는 탓? 이라고 하면 정확할 것 같다.

하고 싶은 것들과, 해야만 하는 것들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역시 건강함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하고 싶은 것'들을 '하고 싶지만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살짝 틀어서 생각해보면 결국 해야만 하는 것들이 남는데 균형을 찾는다는게 결국 이 해야만 하는 것을 얼마나 제대로, 많이 할 수 있는가를 조정하는데 있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급히 늙어가는 신체를 보며 약간은 조바심을 느낀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고, 주어진 시간은 정해져있는데 시간이 가지는 가치의 인플레이션은 좋지 않다. 매우.

좀 더 건강해져야될 시간이다. 건강에 대해 주저말고 투자해야될 때이다.

2016년 6월 23일 목요일

이틀간의 휴가

마누라가 아이들을 데리고 처가에 2박3일 다녀왔다. 난 그 이틀동안 술독에 빠져살았다고 하는게 적당할 것 같다. 근데 이게 진짜로 여유롭다는게... 그렇게 늦잠자고 심지어 집청소에 빨래까지 했는데도 시간이 남는다. 뭔가 이 시간을 돈으로 환산한다면 그래, 오늘만큼은 돈위에서 해엄친 기분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여튼, 그렇게 뭔가 알 수 없는 시간들을 보내고 나니, 내 스스로가 좀 정리되는 기분이 든다. 하루에 5시간도 못자고, 12시간씩 일하고, 수면제 삼아 맥주 두캔 마시고 매일매일 반복되는 참 기계적인 삶... 앞날도 까마득한게 하루하루 일로 불안감을 애써 지우며 살았던거 같다.


2013년 8월 27일 화요일

진짜 자전거를 가지고 싶은 마음이 들 때...

미니벨로에 꽃혀 미니벨로 카페에서 맨날 눈팅만 하다 동네 자전거포에서 급구입한 자전거가 아메리칸 이글의 "이스케이프"란 미니벨로다.(이전에 타던건 알톤콤보라고 16인치휠의 미니벨로였는데 지하철역서 도둑맞음.) 알미늄 프레임에 20인치 타이어 내 키에는 조금 작은 지오메트리에 14단 기어를 가진 놈이었다. 그래도 나름 잘 탔었는데, 편도 8~9km 되는 출퇴근은 물론 동호회 활동도 했던 친구였다. 하지만, 조금만 버닝하면 페달이 헛돌고, 셋팅은 또 얼마나 잘 틀어지는지 1주일에 한번은 손봐줘야될 지경이었다. 그 땐 그랬다. 자전거 비싼거사봐야 얼마나 타겠냐고.

그 다음 나의 자전거는 다혼 Boardwalk D7 이란 모델이었다. 역시 미니벨로. 하지만... 이 자전거는 내 자전거라이프에 전환점이었다고 볼 수 있는데 그만큼 즐겁게 많이 탔던 자전거다. 참 다행이었던게, 내가 속한 동호회가 다음카페에 I love minivelo 였는데 회원분들이 자전거에 대한 마인드가 참 좋았던 기억이 난다. 저렴한 자전거라 무시하지 않고 서로 배려해주는 분위기가 일품이었는데 그 덕에 30만원대 초반에 보드웍 D7 을 타고도 정말 즐겁게 자전거를 즐기지 않았나 싶다. 여튼, 보드웍으로 서울-춘천 라이딩도 처음해보고, 강원도 여행도 해볼 수 있었다. (이 때 토픽 투어리스트 리어랙이랑, 트렁크백을 처음 구매했었는데 지금까지도 정말 잘 쓰고 있다.)

하지만, 말타면 하인부리고 싶다 했던가? 나의 자전거라이프와는 관계없이 점점 좋은 모델에 눈이 갔고, 자칭 미니벨로 매니아였던 나는 다혼의 투어링용 미니벨로라는 Speed TR 이란 모델을 지르게 되었다. 이 놈도 꽤나 많이 굴렸고, 지금도 열심히 타고 있는 모델이다. 한 때 편도 20km 출퇴근도 꾸준히 했었고, 당일치기로 150km 이상되는 거리도 무난히 완주했던 자전거였다. 물론 보드웍보다는 좋았다. 좀 무거웠지만 보드웍보다 나은 안정감과 주행성을 보여주었고 오리지널 에르고 그립이라던가, 자가발전되는 프론트라이트라던가 하는 편의성, 24단의 폭넓은 기어비는 어떤 상황에서도 편안한 라이딩을 도왔다. (지금은 27단)

중간에 싯포스트쪽 프레임이 깨지는 결함이 생겨서 프레임을 교체받는 우여곡절도 있었고, Trek 6500V 란 MTB를 구매해서 하이브리드 스타일로 튠해서 타기도 했었다. (이 트렉모델로는 성남-태백간 여행을 다녀왔다. 물론 출퇴근용으로도 좀 탔지만 무릎부상으로 중고처분되는 비운의 모델.)

하지만,
나에게 어쩌면 "진짜 자전거"란 의미의 자전거는 다혼 보드웍 D7이 아니었나 싶다. 아직도 사실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자전거는 보드웍 D7 이란 생각이 든다. 물론 휠셋이라던가, 튼튼한 핸들, 브레이크 시스템이라던가 변속기가 좀 업그레이드된 보드웍이었으면 더 좋겠지만 말이다. 적당하게 빠른 속도를 즐길 수 있는 1.5인치 두께의 타이어와 52T 크랭크, 11-32T의 7단 스프라켓은 굳이 24단 기어가 아니더라도 평상시 생활라이딩에는 큰 무리가 없다. (물론 왠만한 업힐상황에서도 문제없다. 예를 들어 북악스카이웨이 정도는 무리없는 수준?) 크로몰리 프레임 특유의 편안함과 얇은 프레임 (정말 예쁘다!)이 참 매력적인 보드웍 D7. 그러나 이런 스펙보다도 내게 더 큰 기억으로 남아있는건, "진짜 자전거"란 느낌. 예전 자전거들과는 다른, 더 좋은 자전거를 타보았지만 범용적인 목적에선 딱히 꿀릴게 없는, 그냥 이정도면 나쁘지 않지라는 느낌을 주는 그런 자전거. 365일을 탄다고 보았을 때 300일 정도는 목적에 딱 맞는 진정한 생활용 자전거. 이런게 "진짜 자전거"가 아닐까 싶다. 레저용, 레이싱용, 산악용, 업힐용, 여행용 그 어떤 수식어도 필요없는 정말 친구같은 자전거말이다.

p.s 친구같은 보호장구도 추가요 ^^

2013년 4월 24일 수요일

마라톤 레이서 40-406 (20inch x 1.5) 타이어 둘레

내 Speed TR에 달려있는 마라톤 레이서 타이어 실측 사이즈가...
모 블로그에서 1532mm 라고 나와있어서 아무래도 이상한 바 실측해보았더니...
실측값은 1545 ~ 1550 mm 범위에 있었다.
사람이 올라타지 않고 실측한 값은 1550mm 였으니 대략 1547정도면 될 것 같다.
예전에 KENDA 20x1.5 달고 올라타서 실측한게 그 쯤이었던걸로 기억나는데..
마라톤 레이서도 엇비슷하지 않을까? ^^;
실측이란게 아주 정확할 수 없으니 1545 ~ 1550 사이에서 결정해쓰시길 바란다.
암튼 웹 상에 만연해있는 1532라는 값은 터무니 없다!

2012년 8월 11일 토요일

올림픽 축구국가대표팀의 동메달과 박주영

'박주영은 이제 상징이다.' 라는 글을 쓴지 얼마 되지않아 올림픽 축구국가대표팀은 동메달획득이라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그리고 '모나코박'이라 그를 손가락질 하던 사람들 대신 일본을 격침시키는 골을 성공시켰다하여 '충무공'이란 별명을 붙인 사람들이 힘을 얻고 있다.

여론이란 이런 것인가? 편법으로 병역을 회피한 한 사람을 파렴치한에서 영웅으로 만드는 것. 23인의 대표팀 명단에서 누구는 단 한번도 나오지 못해 승리의 달콤한 보상을 얻을 수 없을 뻔 했다는 이유로 구제받은 사람이 되고, 박주영은 어차피 군면제에 버금가는 보험을 들어놓고 면죄부를 얻기 위해 사력을 다했을 뿐인데 영웅이 되고... 과정보다 결과만을 보는 사람들이 참 아쉽다. 아시아 예선을 통과하기 위해 잠시나마 올림픽대표팀에 승선했던 선수들도 있는데... 그들도 똑같이 염원하고 노력했을텐데... 온 국민이 즐거워했으니 이제 박주영을 그만 때려도 되지 않느냐는 사람들. 나 역시 박주영을 비난하고자 함이 주목적이 아닌 박주영같은 케이스가 앞으로 계속해서 나올 수도 있을 것이며, 사람들은 그 현상에 무감각해지고 종국엔 그 누구도 정정당당한 사회에 대해 아무런 욕심이 없어지는 것, 그것이 바로 내가 걱정하는 바이며 이 글의 목적이다.

나도 새벽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한일전을 관람했고, 기뻐했다. 하지만 그 기쁨의 단물은 너무도 편향적이며 편파적이다. 동메달을 따온 선수들도 너무나 어린 나이부터 프로라는 이름으로 철저하게 경제논리로만 살아온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주위에서 그렇게 도와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박주영 스스로도 국민들에게 단지 자신을 이해해달라는 말만 되풀이할 것이 아니라(꼭,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에 나온 사람들의 언행과 어찌 그리 닮았는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어떤 식으로든지 잘못을 뉘우치는 진정성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끝으로 올림픽 축구국가대표팀이 지금의 위치까지 올 수 있게 힘을 보탰던,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 많은 선수들에게 고생했다고, 스스로 진짜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다보면 언젠가는 다시 기회가 돌아올 수 있을거라고 말해주고 싶다. 인생은 짧지 않다고 말이다.

2012년 8월 2일 목요일

박주영은 이제 상징이다.

올림픽 축구 국가대표팀 와일드카드 박주영.

그가 뛰는 경기를 보고 있노라면 좀 혼란스럽다. 과연 저 팀이 우리 국민을 대표해서 뛰는 국가대표팀이 맞는지.저 대표팀이 메달을 따는게 과연 자랑스러운 일인지. 나의 응원이 비록 티끌같을지라도 응원을 하는게 맞는지.

편법으로 병역을 회피하고 덕분에 우리나라에 우리나라 선수들만을 위한 훈련시설에는 발도 못들인채 일본에서 훈련한 선수를 응원해야만 하는가에 대해 잠시 고민했지만, 역시 응원할 필요가 없다는게 결론이었다.

혹자는 말한다 범법이 아니라 편법이므로 회피가 아니라 연기일 뿐이라고. 월드컵에서 골을 터뜨렸으며, 영국의 세계적인 클럽에 들어가는 등 국위선양했으므로 편법일지라도 국익을 위해서라도 예쁘게 봐주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월드컵스타 이영표선수가 이야기했다. 너의 동생이 박주영과 같은 행동을 했을 때, 당신은 손가락질 할 수 있냐고. 한국축구의 원로감독인 김호곤 울산감독이 이야기했다. 박주영이 범법자도 아닌데 국가대표로 못 뛸 이유가 있느냐고.

어떻게 보면 맞는 말 같기도 한... 이런 생각들은 실은 대단히 위험한 생각이 아닐까?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국가의 기반이 되고 반대급부로 국가를 믿고 의지해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편법이 당연시되고 나아가 능력으로까지 인정을 받는다면 국민이 어떻게 국가의 기반이 될 수 있을까? 국가가 법을 만들 땐 당연히 국민의 이러한 권리를 우선해서 타인이 나의 권리를 침해할 수 없고, 나 역시 타인의 권리를 침해할 수 없도록 하며 세계 어딜가건 한 국가의 국민으로서 당당히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인데. 박주영처럼 자신의 영달을 위해 법의 맹점을 동원해 국민 모두가 국가의 존속을 위해 자신의 형편에 맞게 똑같이 나누어가진 병역의 의무를 피해간다면? 그는 조국을 인정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

편법이니 괜찮다고? 그 어떤 법도 완벽할 수 없지 않을까? 이영표선수의 말대로 누군가에겐 대단히 억울한 일이 될 수도 있는게 법 아니던가? 그럼 너무 억울하니 어겨도된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얼마전 대법관 검증 도중에 자진사퇴한 김병화씨처럼 어길려도 어긴 것이 아니라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처벌은 논외로 하자. 그건 이미 결론이 난 이야기이니. 그렇다면 국가대표선발은 어떠한가? 국가대표선발기준에는 국가를 대표할 수 있는 실력과 인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되어있을텐데. 자신의 이익을 위해 마음대로 병역을 연기할 수 있는 실력을 가진자는 과연 국가를 대표할 수 있는 인품을 가지고 있다 말할 수 있을까? 내 동생이 박주영같은 행동을 했다고, 나의 동생이니 손가락질 못하고 감싸돈다고 해서 세상의 비난이 너무 가혹하다 말할 수 있을까?

박주영이 군대를 안간다고 하면 자신이 대신 가주겠다 말한 홍명보 감독. 이영표선수. 김호곤 감독. 모두 국가대표였고, 실력으로 부와 명예를 가진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것 같다. 혼자 잘나서 국가대표가 된게 아니라 자신이 태어난 국가가 있기에 국가대표가 될 수 있었다는 사실 말이다. 그리고 자신들조차 국가를 이루고 있는 근간인 국민 중의 하나일 뿐이며, 국민 모두를 대표하는 것이 바로 국가대표라는 사실 역시.

박주영은 이제 하나의 상징이다. 이미 수많은 권력자들이 저지른 더 수많은 비리와 부패가 이제 더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고 그런 비리와 부패를 동경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것에 대한 상징이다.

위험하다. 대한민국이란 국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