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11일 토요일

올림픽 축구국가대표팀의 동메달과 박주영

'박주영은 이제 상징이다.' 라는 글을 쓴지 얼마 되지않아 올림픽 축구국가대표팀은 동메달획득이라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그리고 '모나코박'이라 그를 손가락질 하던 사람들 대신 일본을 격침시키는 골을 성공시켰다하여 '충무공'이란 별명을 붙인 사람들이 힘을 얻고 있다.

여론이란 이런 것인가? 편법으로 병역을 회피한 한 사람을 파렴치한에서 영웅으로 만드는 것. 23인의 대표팀 명단에서 누구는 단 한번도 나오지 못해 승리의 달콤한 보상을 얻을 수 없을 뻔 했다는 이유로 구제받은 사람이 되고, 박주영은 어차피 군면제에 버금가는 보험을 들어놓고 면죄부를 얻기 위해 사력을 다했을 뿐인데 영웅이 되고... 과정보다 결과만을 보는 사람들이 참 아쉽다. 아시아 예선을 통과하기 위해 잠시나마 올림픽대표팀에 승선했던 선수들도 있는데... 그들도 똑같이 염원하고 노력했을텐데... 온 국민이 즐거워했으니 이제 박주영을 그만 때려도 되지 않느냐는 사람들. 나 역시 박주영을 비난하고자 함이 주목적이 아닌 박주영같은 케이스가 앞으로 계속해서 나올 수도 있을 것이며, 사람들은 그 현상에 무감각해지고 종국엔 그 누구도 정정당당한 사회에 대해 아무런 욕심이 없어지는 것, 그것이 바로 내가 걱정하는 바이며 이 글의 목적이다.

나도 새벽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한일전을 관람했고, 기뻐했다. 하지만 그 기쁨의 단물은 너무도 편향적이며 편파적이다. 동메달을 따온 선수들도 너무나 어린 나이부터 프로라는 이름으로 철저하게 경제논리로만 살아온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주위에서 그렇게 도와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박주영 스스로도 국민들에게 단지 자신을 이해해달라는 말만 되풀이할 것이 아니라(꼭,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에 나온 사람들의 언행과 어찌 그리 닮았는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어떤 식으로든지 잘못을 뉘우치는 진정성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끝으로 올림픽 축구국가대표팀이 지금의 위치까지 올 수 있게 힘을 보탰던,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 많은 선수들에게 고생했다고, 스스로 진짜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다보면 언젠가는 다시 기회가 돌아올 수 있을거라고 말해주고 싶다. 인생은 짧지 않다고 말이다.

2012년 8월 2일 목요일

박주영은 이제 상징이다.

올림픽 축구 국가대표팀 와일드카드 박주영.

그가 뛰는 경기를 보고 있노라면 좀 혼란스럽다. 과연 저 팀이 우리 국민을 대표해서 뛰는 국가대표팀이 맞는지.저 대표팀이 메달을 따는게 과연 자랑스러운 일인지. 나의 응원이 비록 티끌같을지라도 응원을 하는게 맞는지.

편법으로 병역을 회피하고 덕분에 우리나라에 우리나라 선수들만을 위한 훈련시설에는 발도 못들인채 일본에서 훈련한 선수를 응원해야만 하는가에 대해 잠시 고민했지만, 역시 응원할 필요가 없다는게 결론이었다.

혹자는 말한다 범법이 아니라 편법이므로 회피가 아니라 연기일 뿐이라고. 월드컵에서 골을 터뜨렸으며, 영국의 세계적인 클럽에 들어가는 등 국위선양했으므로 편법일지라도 국익을 위해서라도 예쁘게 봐주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월드컵스타 이영표선수가 이야기했다. 너의 동생이 박주영과 같은 행동을 했을 때, 당신은 손가락질 할 수 있냐고. 한국축구의 원로감독인 김호곤 울산감독이 이야기했다. 박주영이 범법자도 아닌데 국가대표로 못 뛸 이유가 있느냐고.

어떻게 보면 맞는 말 같기도 한... 이런 생각들은 실은 대단히 위험한 생각이 아닐까?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국가의 기반이 되고 반대급부로 국가를 믿고 의지해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편법이 당연시되고 나아가 능력으로까지 인정을 받는다면 국민이 어떻게 국가의 기반이 될 수 있을까? 국가가 법을 만들 땐 당연히 국민의 이러한 권리를 우선해서 타인이 나의 권리를 침해할 수 없고, 나 역시 타인의 권리를 침해할 수 없도록 하며 세계 어딜가건 한 국가의 국민으로서 당당히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인데. 박주영처럼 자신의 영달을 위해 법의 맹점을 동원해 국민 모두가 국가의 존속을 위해 자신의 형편에 맞게 똑같이 나누어가진 병역의 의무를 피해간다면? 그는 조국을 인정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

편법이니 괜찮다고? 그 어떤 법도 완벽할 수 없지 않을까? 이영표선수의 말대로 누군가에겐 대단히 억울한 일이 될 수도 있는게 법 아니던가? 그럼 너무 억울하니 어겨도된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얼마전 대법관 검증 도중에 자진사퇴한 김병화씨처럼 어길려도 어긴 것이 아니라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처벌은 논외로 하자. 그건 이미 결론이 난 이야기이니. 그렇다면 국가대표선발은 어떠한가? 국가대표선발기준에는 국가를 대표할 수 있는 실력과 인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되어있을텐데. 자신의 이익을 위해 마음대로 병역을 연기할 수 있는 실력을 가진자는 과연 국가를 대표할 수 있는 인품을 가지고 있다 말할 수 있을까? 내 동생이 박주영같은 행동을 했다고, 나의 동생이니 손가락질 못하고 감싸돈다고 해서 세상의 비난이 너무 가혹하다 말할 수 있을까?

박주영이 군대를 안간다고 하면 자신이 대신 가주겠다 말한 홍명보 감독. 이영표선수. 김호곤 감독. 모두 국가대표였고, 실력으로 부와 명예를 가진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것 같다. 혼자 잘나서 국가대표가 된게 아니라 자신이 태어난 국가가 있기에 국가대표가 될 수 있었다는 사실 말이다. 그리고 자신들조차 국가를 이루고 있는 근간인 국민 중의 하나일 뿐이며, 국민 모두를 대표하는 것이 바로 국가대표라는 사실 역시.

박주영은 이제 하나의 상징이다. 이미 수많은 권력자들이 저지른 더 수많은 비리와 부패가 이제 더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고 그런 비리와 부패를 동경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것에 대한 상징이다.

위험하다. 대한민국이란 국가가.